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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후기, 리뷰

[도서/후기/리뷰]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최서해 작품 중 <박돌의 죽음>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은 작가 최서해의 신경향파 단편 소설입니다. 최서해는 1918년 간도 등지를 유랑하며 최하층 생활을 경험하였는데 이 체험이 창작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1925년 극도로 빈궁했던 간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탈출기>를 발표함으로써 당시 문단에 충격을 주었고, 동시에 작가적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박돌의 죽음>, <기아와 살육>, <홍염>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여 활발한 문학 활동을 했습니다. 

 

여기서 신경향파 소설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신경향파 문학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시작된 계급주의 사상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발생한 문학 운동입니다. 신경향파 문학은 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도맹)가 조직되기 이전의 자연 발생적 계급주의적 색채를 띤 문학을 의미합니다. 1923년경 백조파의 감상적 낭만주의, 창조파의 자연주의 등 이전의 문학 경향에 반대하여 일어난 한국 사회주의의 새로운 문학 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당시 빈곤한 하층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주 대 소작인 또는 공장주 대 노동자의 대립을 중심 플롯으로 함으로써 하층민들의 반항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드러난 작품입니다. 결말에서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살인과 방화 등으로 끝나버리는 아쉬움이 내재된 작품입니다. 이렇듯 신경향파 문학은 현실을 개조하려는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막연한 이상적, 관념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 계급주의 문학과는 거리가 먼 특징을 보입니다. 신경향파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김기진, 박영희, 최서해, 조명희, 이기영, 송영 등이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을 살펴보면 주제를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였으며  서술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박돌과 박돌 어미의 상황을 통해 식민지 치하 하층민들의 빈궁한 삶을 절절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박돌 어미와 김 초시 사이에 벌어진 일뿐만 아니라 이들의 관계를 통해 계급 간의 갈등도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우리가 작품을 읽으면서 주제가 무엇인지 정도는 파악하며 읽어야 합니다. <박돌의 죽음>에서 주제를 알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면 작가는 작품을 서술하는 서술자를 작품 밖에 배치하여 등장인물의 심리나 행동, 사건을 서술하고 있으므로 박돌 어미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는 김 초시의 낯을 물어뜯은 박돌 어미의 행동이 도덕적인지를 생각하며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박돌의 죽음>을 읽는다면 일제강점기에 간도로 이주했던 하층민들의 빈궁하고 비참한 삶과 더불어 부도덕하고 비인간적인 지배 계급에 대한 저항 정신도 엿보면서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이 먹은 상한 생선

 

 

여기서 <박돌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줄거리를 잠깐 짚고 넘어갑시다. 

 

박돌 어미는 상한 고등어를 먹고 죽을 지경에 이른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의원인 김 초시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어제부터 아파서 왕진을 갈 수 없다고 말하는 김 초시에게 박돌 어미는 약이라도 지어 달라고 부탁했지만 약 재료가 부족하여 약도 지어 줄 수 없다며 문전박대를 합니다.

 

집에 돌아온 박돌 어미는 아파서 신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아픈 박돌을 쳐다보며 어찌할 줄을 몰라합니다. 그때 젊은 주인이 나타나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쑥뜸이라도 떠 주라고 합니다. 놀라 진정되지 않은 박돌 어미는 젊은 주인에게 쑥뜸을 떠 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젊은 주인은 쑥뜸만 내어주고 냉정하게 나가버립니다. 다급한 박돌 어미는 급한 마음에 젊은 주인의 말을 듣고 박돌에게 쑥뜸을 떠 줍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어미가 아픈 박돌을 위해 해준 쑥뜸

 

 

박돌은 그 통증이 심해져 일어났다 앉았다 뒹굴었다 밤새 반복하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새벽녘에 ''하고 소리를 내며 숨을 몰아쉬더니 죽고 맙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던 박돌 어미는 생전에 학교도 보내지 못하고 잘 먹이지 못한 것에 한탄하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모든 것이 박돌이를 치료해 주지 않은 김 초시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러던 중 환상에 빠져 들었고 박돌을 끌고 가는 환영에 이끌려 그들을 쫓아갑니다. 

 

박돌 어미는 환상 속 김 초시의 환영을 따라 김 초시의 병원까지 쫓아 갔고, 김 초시가 박돌을 불구덩이에 넣었다고 본 박돌 어미는 박돌이를 내놓으라고 악을 쓰다, 김 초시의 낯을 물어뜯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에 분노한 박돌 어미는 이런 모습일까요?

 

 

이러한 <박돌의 죽음>은 192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간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김초시와 그의 부인은 박돌 어미가 찾아왔을 때 진료비와 약값을 제대로 내지 못할 것을 알고 왕진과 약 제조를 거부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딱한 사정을 내몰라라 하는 몰인정하고 이기적이며 물욕에 가득 찬 인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박돌 어미가 살고 있는 젊은 주인인 생원 역시 쑥뜸을 떠 달라는 박돌 어미의 부탁에 쑥뜸도 뜰 줄 모르느냐고 말하고, 더럽게 상한 고등어를 먹었다며 핀잔을 주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립니다. 이러한 젊은 주인의 행동을 통해 젊은 주인 역시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몰인정하고 개인주의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아픔도 내 몰라라하는 김 초시의 직업, 의사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은 어떨까요? 박돌 어미가 정신을 잃고 김 초시를 물어뜯을 때 아무도 박돌 어미를 말리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박돌의 죽음에 관한 여러 가지 상황과 내막을 알고 있거나 김 초시의 몰인정한 행동에 한두 번은 당한 사람들로 짐작됩니다.

 

여러분들은 박돌 어미의 행동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돌 어미의 행동에 방관함으로써 김 초시에 대해 일종의 간접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당시 일제강점기 고향에서 살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은 그들이 선택한 간도의 삶은 더 궁핍하고 비참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모두 궁핍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에 안타까운 박돌 어미를 돕지 못하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과 상황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비참하게 살 수밖에 없는 하층민을 대표하는 인물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일제강점기 간도로 간 민중들은 노숙을 하며 구걸하는 삶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박돌의 죽음과 이들 하층민들의 삶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들은 왜 간도에서 이렇듯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까요? 이들은 살아가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생겨도 어느 누구(사회와 국가)도 자신을 지켜줄 수 없는 곳인 이 간도에서 왜 살고 있을까요?

 

하층민을 대표하는 박돌 어미와 박돌은 아파도 치료를 받을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왕진해 주거나 약을 지어 달라는 박돌 어미의 절절한 애원에도 아픈 박돌을 치료해 주지 않고 외면한 김 초시나 그의 부인은 어떤 인물일까요?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늘 일을 해도 배고픔은 여전하다.

 

 

김 초시와 그의 부인 또한 사회와 국가를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자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물질적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아닐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몰인정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은 어떨까요? 마을 사람들 역시 박돌과 박돌 어미의 처지와 같은 상황으로 당장 자신들이 먹고사는 일에 급급할 술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박돌 어미의 안타까운 상황을 알지만 나서서 도와주지 못하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늘 일을 해도 수탈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이러한 현실에 내몰린 것을 과연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국권을 상실하여 나라 밖을  떠돌며 살 수밖에 없었던 당시 하층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요? 나라를 지키지 못했던 당시 정치인들과 지식인 등 이익과 권력 앞에 나랏일보다 자신의 안우만 지키려 했던 인물들의 잘못은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박돌의 죽음>에서 빈궁한 삶과 삶을 위협하는 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돌 어미는 박돌의 죽음에 대해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이며 충동적인 저항으로 맞섭니다. 박돌 어미는 박돌이 왜 죽게 되었는지 박돌의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이나 성찰의 태도는 찾을 수 없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늘 일을 해도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했다.

 

 

박돌의 죽음에 대한 근본적 원인은 부조리한 사회상에서 빚어진 하층민의 빈궁한 삶입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박돌이 죽었는데 박돌 어미는 박돌의 죽음을 개인적인 문제로 바라보았고, 그래서 왕진을 해 주지 않았던 김 초시를 물어뜯은 것입니다. 이러한 해결 방법은 현실의 모순과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기보다 개인적 차원의 울분을 터뜨림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최서해가 <박돌의 죽음>을 통해 제안한 해결 방법 역시 신경향파 문학으로써 현실적 대안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박돌의 죽음이라는 비극과 이러한 불행이 발생하게 된 사회 구조적인 배경과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단순히 박돌 어미라는 개인의 행동으로 귀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최서해의 해결방법은 개인의 세상에 대한 울분과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한계를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배고픔 속에서도 피어있는 한 떨기 꽃처럼 희망이 있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빈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며 어떤 문제를 야기할까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은 노인 계층입니다. 노인들의 가난한 삶은 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죽음으로까지 내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난은 아동들에게도 더욱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가난한 아동들은 교육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미래의 삶을 보장받기가 어려워집니다. 이처럼 가난은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권과 교육권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등 개인의 삶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박돌의 죽음 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박돌의 죽음-일제강점기 빈곤한 민중의 삶, 밤낮으로 일하지만 여전히 가난하다.

 

 

이러한 가난은 개인의 문제를 넣어 사회 문제로 확대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교육을 통해 빈곤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거나 계층 상승의 기회를 놓친다면 빈곤은 계속적으로 대물림되어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사회 전반에 고착화되어 국가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난의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만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복지 제도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으로 '빈곤'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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